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일대에서 새벽배송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회는 쿠팡의 3300만건 이상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노동자 사망, 불공정 행위 등 전방위적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해왔습니다. 여야는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입니다.
국정조사가 지연되는 이유를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렇게 국정조사는 유야무야, 어물쩍 넘어가는 모습입니다. 분명 정부와 국회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정치권의 모든 관심은 다가올 6·3 지방선거에 쏠려 있는 듯합니다. 국정조사가 실제로 개시될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적어도 한다는 것인지 하지 않는다는 것인지라도 분명히 밝혀졌으면 합니다.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여야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모른다", "다른 곳에 알아봐라", "드릴 말이 없다"가 전부였습니다. 답을 피한 겁니다.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를 지목하며 답을 미뤘고, 사실상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쿠팡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의원실들조차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분명 어딘가에 전화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알 수 있었던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했던 점은 모두가 이 사안을 '회피'하고 불편해한다는 사실입니다.
한 시민단체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엄중한 처분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국회에 닿지 않는 듯합니다. 그 사이 '탈팡' 움직임은 진정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쿠팡의 독주는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각종 지표 역시 유출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정도면 쿠팡이 회피하도록 '국회가 돕고 있는 건가'라는 의심마저 듭니다.
시민은 개별 이용자에 불과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3300만건 유출 사태는 조용히 지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쿠팡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가 하루빨리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