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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와 북극곰도 함께 살 수 있는 사회
입력 : 2026-04-02 오후 4:40:17
기후위기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은 분명합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직한 기준입니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일상에서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특정 지역이나 미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생계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노동문제는 여전하고, 차별은 삶의 격차를 키우며, 기후위기는 이러한 취약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이제 환경위기는 곧 인권위기입니다. 생태계 파괴는 언제나 가장 취약한 존재들에게 먼저, 그리고 더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2025년 9월1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에서 바다거북이들이 방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후위기가 모두의 문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책임의 무게까지 같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6%가 상위 1% 부유층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하위 50억 명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영향은 불평등하게 나타나는데, 책임까지 동일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녹색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친환경 산업과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경제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는 타당합니다. 정부가 마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역시 어떤 경제활동을 '녹색'으로 볼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이 충분히 엄격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현재 분류체계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에너지 생산과 같은 '전환활동'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환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이 느슨할수록 '녹색'이라는 이름은 과도하게 사용되고, 실질적 변화 없이 이미지만 포장하는 그린워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을 '녹색'으로 볼지, 어디까지를 전환으로 인정할지 명확한 합의가 없다면 녹색금융은 설득력을 잃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준의 모호함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정책 방향이 불분명할수록 그 혼란과 부담은 취약한 계층에 먼저 돌아갑니다. 녹색금융이 진정한 전환의 수단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전환활동에 대한 엄격하고 시한이 명확한 기준, 그리고 그린워싱을 걸러낼 독립적인 검증 체계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말하려면, 그 기반이 되는 기준부터 정직해야 합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이 실제 변화를 담보할 수 있도록, 녹색금융의 기준을 다시 점검할 때입니다.
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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