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쟁에는 항상 이름이 붙는다. 이름이 클수록 죽음은 잘 보이지 않는다.
2026년 2월 28일 오전 10시 45분,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여자 초등학교 '샤자레 타예베'에 공습이 가해졌다. 약 170명의 학생이 수업 중이었다.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 미군 예비조사 결과, 국방정보국이 제공한 낡은 데이터를 중부사령부가 그대로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학교 건물은 과거 군사시설이었으나 현재는 교육기관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표적 코드가 이를 여전히 군사표적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검증 절차는 생략됐다.
트럼프는 이를 "이란이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토마호크 미사일 파편 증거가 드러난 뒤에는 "이란도 토마호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죽은 아이들의 이름은 뉴스 헤드라인에 오르지 않았다. 미국 지지율은 올랐다.
구조를 보면 다르게 읽힌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에서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다. 취임 후 공습 대상국은 이란을 포함해 7개국으로 늘었다. 말과 행동 사이의 거리는 측정되지 않는다. 다만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죽었다. 전쟁이 외교의 실패가 아니라 누군가의 선택일 때, 전쟁은 범죄에 가까워진다.
국제법은 선제 공격에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유엔 헌장은 명백한 무력 공격이 없는 한 선제 타격을 금지한다. '핵 개발 저지'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은 그 판단을 더 무겁게 만든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대한 제재 수단은 사실상 없다. 법이 있고, 기준이 있고, 위반이 있다. 그러나 책임은 없다.
이번 참사는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의 가장 참혹한 군사적 실수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실수'라는 단어가 면죄부가 되는 구조, 그것이 더 오래된 문제다. 전쟁의 이름은 매번 바뀐다. 죽는 쪽은 바뀌지 않는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