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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정치
입력 : 2026-03-25 오후 9:50:41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는 대중의 시선은 혼란스럽다. 매일같이 수정·보완되는 공천 기준은 마치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해 결과값을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연상케 한다. 분명한 기준이 있다고 매일 같이 호소하는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말에 힘이 빠진 지 오래다. 
 
최근 공천 갈등이 봇물처럼 터진 것의 진원지는 대구다. 국민의힘의 심장이자, 보수의 상징으로 불리는 곳에서 후보자들이 컷오프되자 거센 반발이 나왔다. 특히 6선의 주호영 의원은 전부터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컷오프 결정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지켰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은 아직 열어둔 상태다.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처럼 오락가락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보면서 마치 '알고리즘' 또는 드라마 '쪽대본'을 연상하게 하게 된 계기는 그들이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을 접하게 되면서 깨달았다. 지금 대중 앞에 선 이 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에 극우 성향의 유튜버 고성국 씨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지난 9일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즉 '윤어게인(윤석열 어게인)'과 결연한다는 뜻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 당시 관례에 맞게 당대표가 나서지 않고, 원내대표가 연단에 섰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장 대표는 수긍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의혹이 불거졌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날인 10일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대표의 뜻이 아니니 '장동혁을 닥치고 지지한다'고 했다.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고씨의 말은 국민의힘의 상황을 연일 파고들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퍼진 소문 중 하나는 대구시장에 보궐을 내어주면 한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으니 현역 의원이 아닌 새로운 인물에게 공천을 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설'이 돌았다. 이 말은 설이 아닌 진실처럼 보이게 된 것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고씨가 이 전 위원장의 선거를 직접 돕는 영상이 연이어 업로드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보궐선거가 제기된 것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결국 국민 앞에 주인공은 이 위원장도 장 대표도 아닌 100만 유튜버 고씨인 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그들은 모른다. 자신들의 알고리즘에 갇혀 대구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위태로운 진실을.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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