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전세 품귀현상
입력 : 2026-03-21 오후 12:24:26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해 말 결혼식을 앞둔 박모씨는 요즘 퇴근 이후 신혼집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서울 도심 내 4억원 미만, 방 3개짜리 전세 아파트를 보고 있지만 매물 자체가 없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올라온 매물을 겨우 찾아도 이미 전세 계약 희망자가 줄지어 있기 마련입니다. 부동산과 약속을 잡아 집 보기를 시도한 적도 여러 번이지만,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면 공인중개사가 "먼저 집을 봤던 사람이 보자마자 계약해 버렸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이런 경우가 이미 두 번째입니다.
 
말로만 듣던 '전세 품귀현상'을 직접 겪고 나니 앞으로가 막막해졌습니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대출 이자를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 매매는 꿈도 못 꿀 지경이고, 전세마저 씨가 마르니 어디에 둥지를 틀어야 할지 피가 말리는 지경입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352건으로, 한달 전(1만9242건)보다 10%가량 감소했습니다. 1년 전(2만8828건)과 비교하면 약 40% 급감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벽면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수요 대비 공급이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습니다. 이달 들어 3주째 오름폭을 늘렸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7주 연속 상승폭 둔화세를 보인 것과 대조됩니다.
 
하지만 정부에선 다주택자 잡는 소리 외 현실적인 전세 대책에 대한 목소리를 듣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되레 민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사업자들을 투기꾼으로만 내몰며 주택 매각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을 임대료로 전가하는 등의 횡포는 문제이지만, 공공주택이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기에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와 지원 정책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문재인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내놓은 배경 또한 전세시장 안정 때문이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진정 국민들의 주거 안정을 생각한다면 다주택자와의 전쟁만이 능사는 아닐 겁니다. 더 큰 틀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복합적인 부동산 정책이 필요합니다. 전세가격 불안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해 부동산으로 정권을 내준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