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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에코프로, 투자 줄여도 FCF 적자 고착화…재무 부담 여전
2022년 1조 넘는 적자에 지난해까지 적자
입력 : 2026-03-1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7일 14: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코프로(086520)가 공격적인 외형 확장 과정에서 잉여현금흐름 적자 현상이 수년간 고착화되자 투자 속도 조절과 자구안 이행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이에 지난해 FCF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적자 기조는 여전한 상태다. 게다가 신종자본증권 상환 부담도 겹치면서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해법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모양새다. 회사 측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상환 압박이 낮아졌다고 설명했으나, 주가가 유지되거나 상승하기만 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입금과 더불어 이자부담 관리를 위한 자구책이 필요해 보인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에코프로)
 
잉여현금흐름 적자, 2022년부터 연간 1조원 상회
 
배터리 업황 악화가 지속되며 에코프로의 투자여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에코프로의 잉여현금흐름(FCF)은 –8308억원이다. 에코프로의 FCF 적자는 벌써 고질적인 현상이 됐다. 회사는 2022년부터 연간 1조원이 넘는 FCF 적자를 내고 있는데, 2022년 1조 2474억원, 2023년 1조 1096억원, 2024년 1조1807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현금흐름 자체가 시작부터 적자였거나,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현금보다 투자로 빠져나가는 현금 규모가 더욱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코프로의 투자 규모, 그러니까 자본적지출(CAPEX)은 2023년부터 1조원(1조 782억원)을 넘어선 다음 2024년 1조 589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자 에코프로는 지난해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에코프로의 CAPEX는 595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연간 지출액인 1조 5891억원 대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지만,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영업활동현금흐름(OCF) 부진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OCF는 1976억원에 그쳐, 축소된 투자액(5952억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창출력이 이처럼 저하된 데에는 전방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꺾이며 주거래처인 삼성SDI(006400)와 SK온(2025년 3분기 기준 양사에 대한 양극재 매출 비중 85.2%)이 재고 조정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양극재 판매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광물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판매단가(ASP)까지 동시에 떨어지면서 매출 규모 자체가 위축됐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의 한계도 뚜렷하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2332억원)했음에도, 니켈 제련소 지분취득 관련 이익(2523억원)과 재고평가손실 환입(1647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여전히 저하된 상태다.
 
과거 수요 확대에 대응해 진행한 대규모 설비투자와 인력 확충이 결과적으로 고정비 부담을 높이는 부메랑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밑돌면서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 데다, 삼원계 배터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탓에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시장 침투율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도 실질적인 현금 유입을 제한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운전자본 부담 역시 현금흐름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운전자본 투자는 4158억원으로, 매출채권(5882억원)과 재고자산(8739억원)에 막대한 자금이 묶이면서 현금 유입을 가로막았다. 
 
이처럼 에코프로는 2022년 이후 매년 1조원 내외의 FCF 적자가 반복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회사는 주요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인 에코프로비엠(247540) 지분 매각(8000억원)과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3890억원) 등 적극적인 자구안을 통해 차입금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약 2조원으로 전년 말(2조 182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 IPO 등 자구책 '사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의 실질적인 상환 부담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에코프로는 2024~2025년에 걸쳐 영구채 4410억원과 RCPS 3890억원 등 총 8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들은 지표상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실질적인 상환 의무를 지니고 있어 이를 포함한 실질 차입부담은 공시된 재무지표를 상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이나 발행 회사의 조기상환권(Call Option)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고정적인 금융비용을 발생시키는 차입금과 성격이 유사하다. 에코프로의 경우 2024~2025년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향후 가용 현금이 부족해질 경우 해당 증권들의 상환을 위해 또 다른 외부 차입이나 자산 매각에 나서야 하는 연쇄적인 재무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메자닌 및 신종자본증권의 스탭업 조항은 2027년 이후 예정돼 있거나, 일부의 경우 스탭업 조항이 없다. 또 메자닌 및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상환 요구는 현재까지 없다"라며 "올해 그룹 전반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메자닌 등을 보통주로 전환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사는 이미 지난해 말 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상태다. 또 최근에도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다행히 여전히 자본시장에서는 당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사는 상시적으로 주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다각도로 건전한 자금 조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는 향후 재무안정성 통제를 위해 추가적인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IPO(기업공개) 공모증자를 비롯해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행히 상장사로서의 자금조달 능력과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 가치, 그리고 약 1조 8460억원 규모의 담보 제공 가능 자산 등이 있음을 고려할 때 유동성 대응 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에코프로의 가장 큰 숙제를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꼽고 있다. 현재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올해 5배 중반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8년부터 주요 고객사의 북미 신공장 가동과 삼원계 배터리 수요 회복이 맞물린다면 3배 후반대로 점진적 감소하며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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