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SBS는 지상파3사가 공동으로 중계권을 확보하던 코리아풀 관행을 깨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단독 중계를 밀어붙였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며 전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행사였죠.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던 날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시청률은 20~30%대를 훌쩍 넘었고, 프리스케이팅 경기 순간 최고 시청률은 49.8%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SBS는 '스포츠=SBS'라는 채널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습니다. 단일 채널로 초대형 이벤트를 운영하며 중계 기술과 제작 경험도 축적했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혼자서도 치러낼 수 있다는 역량을 시장에 증명했습니다. 지상파 공동 중계 합의를 깨고 독점 중계에 나섰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보편적 시청권 훼손 문제를 들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래도 SBS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였습니다.
2026년 JTBC도 SBS처럼 올림픽 단독 중계에 나섰습니다. 당시 SBS 단독 중계를 이끌었던 인물도 영입했습니다. 체계적인 계산 끝에 JTBC는 5억달러를 투입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릴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습니다. SBS 간판 캐스터였던 배성재와 국내 스포츠 중계를 이끌어온 캐스터들, 이승훈·곽윤기·김아랑·윤성빈 등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으로 중계진을 꾸리며 대대적인 준비에 나섰습니다.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식 시청률은 1.8%에 그쳤습니다. 컬링·스피드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조차 한 자릿수대 시청률에 머물렀습니다.
지금은 2010년과 방송 시장이 크게 달라진 영향이 큽니다. 무엇보다 방송 시장의 가장 큰 재원이던 광고가 위축됐습니다. 광고비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했습니다. 시청 패턴도 바뀌었죠.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입니다. 콘텐츠 소비는 분산됐고 실시간 시청 자체도 줄어들었습니다. SBS는 무료 지상파이지만, JTBC는 종합편성채널로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단독 중계의 꿈은 결국 공동 중계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막대한 중계권료에 비해 시청률은 확신하기 어렵고 보편적 시청권 논란에 따른 정부 압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 시장의 구조와 시청 환경이 달라진 만큼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 전략 역시 과거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