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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하고 싶어요
입력 : 2026-03-12 오후 11:15:3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직장인 남성 A씨는 결혼 3년차에 접어 들었지만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청약과 생애최초 대출 등의 기회가 두 사람에서 한 사람 몫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3개월 뒤 아기가 태어나지만 여전히 '내 집 마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혼인신고를 더 미룰 작정입니다.
 
이제 내 집 마련을 위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 됐습니다. 서울의 경우 10억원을 족히 넘는 '국민평형' 아파트 가격에 아이를 낳고도 혼인신고를 늦추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청약 제도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지만 공급 수가 적은 만큼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부부 합산 소득' 상한선에 각종 대출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약 제도상 신혼부부 조건은 결혼 7년 이내라, 자금과 청약가점을 마련하고 혼인신고를 하자는 인식도 팽배합니다.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한 부부가 전통혼례식을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정일영 민주당 의원실이 국가데이터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1년 이상 혼인신고를 미룬 신혼부부 비율은 2014년 10.9%에서 2024년 19%로 늘었습니다. 5쌍 중 1쌍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같은 기간 2년 이상 혼인신고를 미룬 비율도 5.2%에서 8.8%로 올랐습니다.
 
주거 안정이 삶의 출발선이 된 시대에 결혼 제도 역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서약'마저 내 집 마련의 전략이 돼버린 겁니다. 이는 단순히 제도를 이용하려는 계산 때문이 아닙니다.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결과에 가깝습니다.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도 집 때문에 못하는 실정입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 집값에 이른바 '결혼 페널티'는 혼인신고를 더 늦추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해야 할 정책이 결혼의 법적 절차를 늦추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만큼, 신혼부부의 청약과 대출 제도의 현실화와 주거 정책을 하루빨리 손볼 때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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