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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장 연임 제한 폐지 논쟁 확산…"자율성 확대 vs 공공성 훼손"
김기문 5선 가능성…중기중앙회장 연임 제한 폐지 추진
입력 : 2026-03-10 오후 5:27:26
[뉴스토마토 이지우·남윤서 기자]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중소기업계와 정치권에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조직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공성이 강한 조직에서 장기 재임을 허용할 경우 민주적 운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습니다.
 
10일 정진욱 민주당 의원과 중기중앙회 산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추진위원회'는 중소기업 협동조합 이사장과 중기중앙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는 특정 임원의 장기 재임에 따른 조직 운영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연임 제한 규정이 도입된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앞서 6일 현행 '연임 2회 제한'을 '중임 2회 제한'으로 강화하는 별도 개정안을 발의했고, 중기중앙회 노동조합도 연임 제한 폐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찬성 측 "민주적 통제 장치 있는데 법률 제한은 과도"
 
지난해 12월 해당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10일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중기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해 경제단체 간 제도적 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단체장에게까지 불리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소기업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자들이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율적으로 결성한 조직인 만큼 임원 선출과 운영 방식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개정안이 8월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김 회장은 다섯 번째 회장 도전에 나설 수 있으며 누적 재임 기간은 최대 20년에 달하게 됩니다. 김 회장은 2007년 제23대·24대 회장을 지낸 뒤 2019년 제26대 회장으로 다시 선출돼 27대 회장까지 연임했습니다.
 
중기중앙회 산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추진위원회'도 같은 날 현행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임원 연임 제한 규정 폐지를 골자로 한 건의서를 정진욱 의원실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추진위는 해당 건의서에서 480개 조합이 관련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추진위는 "총회, 이사회, 감사 등을 통해 조합 운영 여부를 상시 견제할 수 있음에도 연임 제한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다른 민간 경제단체들과 달리 중소기업 협동조합에만 엄격한 연임 제한을 두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임경준 추진위 회장은 "잦은 리더십의 단절이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일관성을 해치고 있다"며 "국회가 중소기업 협동조합계의 현실과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관련 법안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주무부처 "신중 검토 필요"…입법 취지 되짚어
 
그러나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9일 발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중기부는 특정 임원의 장기간 재임에 따른 조직 운영상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연임 제한 규정이 도입됐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 최근 협동조합 관련 법률에서 조합장 등의 연임 제한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기부는 특히 "중소기업중앙회는 공공성이 강한 조직으로 인사혁신처가 지정한 공직유관단체에 해당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역대 회장 "장기집권 길 터줘선 안 돼"
 
중기중앙회 노동조합과 역대 회장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6일 역대 회장들의 반대 성명 발표 후 노조도 10일 성명을 내어 "이번 개정안이 협동조합의 사유화를 부추기고 민주적 운영과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장기 재임이 가능해질 경우 권력 집중과 내부 견제 기능 약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진욱 의원 개정의 핵심 논거인 '민주적 통제 장치가 있으니 법률 제한은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연임 제한은 장기 재임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최근 협동조합 관련 법률에서도 임기 제한과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형평성 논리에 관해서도 "중기중앙회는 단순한 민간단체가 아니라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된 공공성이 큰 조직"이라며 "다른 경제단체와 단순 비교해 연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조는 "현재 제도가 실질적으로 중기중앙회에 중대한 손해를 주고 있는지, 그 손해가 다른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지, 연임 제한 폐지가 실제로 조직 운영 효율성과 대표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다른 방향의 입법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6일 현행 '연임 2회 제한'을 '중임 2회 제한'으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법 시행 이후 선출되는 이사장의 중임 횟수를 산정할 때 법 시행 전 이사장으로 재임한 횟수도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두 차례 연임 후 일정 기간 공백을 둔 뒤 다시 출마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장기 재임이 가능했던 현행 제도의 허점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연임 제한을 폐지하자는 법안과 제한을 강화하자는 법안이 같은 당에서 동시에 발의된 데다 노조와 추진위의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중기중앙회장 임기 제도를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조합원들이 중기중앙회장 무제한 연임 허용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국회 앞에 서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노조)
 
이지우·남윤서 기자 jw@etomato.com
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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