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야당의 생존법
입력 : 2026-03-10 오후 2:19:03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백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 낭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수 정당은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현재까지 약 50년 이상 정권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50년의 집권 동안 수차례의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정당은 매번 다른 이름으로 존재했습니다. 
 
시대 상황에 따라 이름을 바꿨다기보다는, 시대마다 맞이한 위기에 따라 이름을 바꿔오며 명맥을 유지해 온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한 보수 정당이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서울시장이 공천에 신청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 난관을 또 한 번의 '사과'로 벗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사과는 역대 선거에서 맞이한 위기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반복된 보수 정당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한나라당 시절 차떼기 사건으로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때, '천막 당사'는 보수 재건의 발판이 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정부 심판론에 직면하자 당시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등은 서울역 광장에 엎드려 길바닥에서 큰절을 올렸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선거를 앞둔 보수 정당의 큰절은 무수히 반복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복귀 반대'라는 애매모호한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사과는 했지만 과거의 위기에서 보인 '절실함'까지 빠져있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는 다짐은 또 한 번의 일상적 사과가 됐습니다.
 
지금의 사과라면 6·3 지방선거에서 결과물은 뻔합니다. 성공적 선거를 위한 결의문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단지 뒤늦게 6·3 지방선거를 위한 출발점에 겨우 도착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야당은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까지 겹친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답은 과거에 있습니다. 무수한 실패 사례가 있고, 무수한 반전의 사례가 있습니다. 야당의 생존은 상대방의 실책을 기다리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실책한다고 해도 국민의힘이 그 실책을 받을 득점조차 해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결국 '발목 잡기' 무지성 비판 대신 '대안 정당'이 돼야한다고 봅니다. 보수 정당이 오랜 기간 집권한 건 각각의 정치인 개인기가 아닙니다. '보수의 가치'를 수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라는 노선을 선택하는 것이 다음 총선을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수가 될 것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