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항상 시행착오의 계절이었습니다. 한국에서 3월은 입학, 시작, 개강 등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항상 3월 첫 영업일을 시작하며 설레는 마음에 옷차림까지 가볍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리를 비켜줄수 없다는 겨울과 싸움에서 패배하면서 감기에 걸리곤 했습니다. 삶의 지혜라고 해야할까요. 40 넘어서 3월 중순 이후까지 춥기 때문에 겨울 옷차림을 유지해야한다는 사소한 지식이 생겼어요.
40년 넘게 3월을 맞아 보면서 자연스러운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체득하며 '잘 살아내는 어른'이 되어가는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3월 첫 영업일날, 추위에 떨지 않았습니다. 코트 안의 옷차림은 가볍고 밝게 하되 겉옷은 겨울을 유지하는 식이지요. 집에서도 '3월은 아직 겨울' 이라는 생각에 굳이 겨울옷을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방한 장비와 침구 등도 그대로입니다. 겨울과 정이 들었나봅니다. 쉬이 떨어지지 않네요. 겨울이.
절기상 경칩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성동구 하동매실거리에 매화가 피어있다.(사진=뉴시스)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깨닫고 알게된 지식과 지혜들을 젊은 시절에도 알았으면 시행착오를 덜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뜻한 말일텐데요. 뭐 옛날에도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몸소 부닥쳐가며, 맞고 깨지면서 개닫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자연스레 생긴 지혜와 노하우는 아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내가 살아보고 겪어보니, 이게 맞더라' 하는 경험칙이 쌓여 남에게도 이를 강요하는 꼰대형 인간이 될 가능성도 커요. '내가 해보니 이게 맞아', '잔말말고 하라는 대로 해' 등 내가 체득한 지식과 지혜를 나에게 강요하곤 합니다. 이를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이에게는 일종의 폭력으로도 느껴질 겁니다. 내가 몸으로 겪은 지혜와 노하우를 남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던 적이 있지만 이제는 그냥 두는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지, 원하지도 않을 삶의 '팁'을 스스로 내어주고 돌아올 비판과 비난이 컸습니다. 그 비판과 비난은 언제든 나에게 화살로 돌아오더라고요. 삶의 지혜나 노하우를 내어주고 돌아올 비판이 두려워서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각자에게도 각자 시행착오를 겪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추위에 떨며 3월의 매서움을 깨달은 것처럼 그들도 스스로 맞고 깨지면서 자신만의 지혜를 쌓아갈 시간과 기회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