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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보다는 ‘뇌’가 필요한 때
입력 : 2026-03-04 오전 8:45:02
최근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취재 하다 보면 경제단체와 관련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상법, 노란봉투법, 주가 누르기 방지법까지 정부·여당의 기업을 겨냥한 입법 정책이 속도전을 띄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경제단체가 소극적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이 대다수다.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 (사진=대한상의)
 
그 중 눈에 띄는 건 재계 일각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다. 그동안 경제단체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등 재계 전체를 대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정작 필요할 때 나서지 못하는 무쓸모라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재계의 이 같은 불만은 결국 경제단체들이 자초한 면이 크다. 그동안 재계 전반이 아닌 일부 기업 또는 오너 집단의 이익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결과를 정해놓고근거를 붙이는 논리를 사용해 온 탓에 점차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최근 가짜뉴스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한상의의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경제단체들은 기업에 불리한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경영상 어려운 점을 호소하면서 결국 경제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논리의 일종의 ‘치트키’도 사용해 왔다. 이를 통해 제도를 뒤짚거나 유예하는 등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경제를 볼모로 기업 또는 오너 집단의 이익을 관철시켜 온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가짜뉴스에 대한 정부의 서슬퍼런 엄포는 차치하더라도, 상법 개정과 같은 정부 정책에 따른 주가 상승 등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까닭에 경제단체의 이같은 반대 여론전은 더 이상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워졌다.
 
달라진 상황에 맞춰 경제단체도 변모해야 할 때다. 기업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대정부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은 당연히 필요할테지만, 재계와 산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을 발굴하고 정부에 제안하는 싱크탱크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재계의 보다는 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해 쇄신책 마련을 준비 중이다. 단순 재발 방지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재계를 대표하는 진정한 경제단체로서의 거듭날 쇄신책을 기대해 본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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