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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후 보루는 '핵'…북·미 대화 '안갯속'
미국의 이란 공격,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이재명 '페이스메이커' 역할 유보 상황
입력 : 2026-03-03 오후 5:34:4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일 상원세멘트연합기업소를 방문해 노동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미국의 이란 공격, '에픽 퓨리'(장대한 분노) 작전이 한반도 안보 정세까지 혼돈으로 몰고 가는 형국입니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심스럽게 성사 가능성이 점쳐지던 북·미 대화가 안갯속으로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핵'에 더욱 집착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 능력 확보에 속도를 높인다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보조자) 역할도 유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한반도에 전개한 주한미군 전력 중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적인 상황이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한다면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 시설을 공격한 것처럼 한국이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개전 사흘째를 맞아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이란 군함 11척이 미군의 공격으로 격침됐습니다. 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미국 대사관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지역 국가에도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격과 이란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중동 전체가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한반도 안보 정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개전 초기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북·미 회담 성사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최고지도자를 제거했기 때문인데요.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도 이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이란에서 보여준 정보력과 과감한 타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보다는 핵무력 고도화에 더 집착하도록 하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어설픈 대화나 협상 재개가 정권 보위의 최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반대로 이번 사태가 김 위원장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예측이 어려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 방식 때문입니다. 북한이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에는 응할 것이라는 겁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라도 북한이 핵 무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란이 공격받은 이유가 핵 능력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더욱 속도감 있게 핵과 미사일 능력을 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 보유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더 강하게 주장하며 증강에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만큼 오히려 대화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패트리엇 등 일부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6월에도 이란 핵시설 폭격 전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의 일부를 중동으로 보냈다가 10월 한국으로 복귀시킨 바 있습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전력이 중동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주한미군의 임무는 한국군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을 중동에 보낸다고 하면 이를 막을 카드가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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