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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천 잔혹사
입력 : 2026-03-02 오전 11:45:3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난해 K리그1(K리그 1부 리그)를 우승했던 전북 현대 모터스가 홈구장에서 '부천 FC 1995'에게 2:3으로 패배했습니다.
 
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라운드 전북 현대와 부천 FC의 경기. 후반전 부천 갈레고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급으로 따지면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야깁니다.
 
부천 FC는 2006년에 만들어진 이래 3부 리그, 2부 리그를 전전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한 겁니다. 그것도 2부 리그에서 3위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승격한 겁니다. 2부 리그 3위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입니다.
 
그에 반해 전북 현대는 지난해 1부 리그 우승과 코리아컵(옛 FA컵) 우승이라는 '더블'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모기업으로, 1년에 쓰는 예산이 500억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부천 FC는 올해 100억원대이기는 한데, 이건 1부 리그에 진출해서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금액입니다. 그동안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시민구단 중에서도 하위권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이변은 이런 격차들을 모두 돌파한 이변이었습니다.
 
이번 경기를 보면서 과거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상당했을 겁니다.
 
전북 현대는 2016년과 2017년 FA컵 토너먼트에서 부천에게 밀려 탈락했습니다. 각각 8강전과 32강전이었습니다. 8강전 때는 3:2로 졌고, 32강전 때는 0:0으로 비겼다가 승부차기에서 2:4로 진 겁니다.
 
저 때 패배와 탈락이 인상 깊었던 게, 최강희 감독이 전북 현대를 지휘하던 때였습니다. 전북 현대가 리그 연속 우승하게 만든 게 최강희 감독이었는데, 정말 이변은 이변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저 중에서 2016년은 전북 현대가 아시아 리그 최고 대회인 AFC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 해이기도 합니다. 2016년이면 중국 기업 거품이 터지기 전이라, 중국 구단들이 돈을 마구 쓸 때였습니다. 중동 역시 지금처럼 유럽 빅리그급으로 투자하지는 않아도, 원래 그러하듯 막대한 돈을 붓고 있던 때이기도 합니다. 아시아 최고로 가고 있던 팀의 FA컵 탈락의 원인이 부천 FC였던 겁니다.
 
앞으로 두 팀은 몇 번 더 불을텐데요. 결과적으로 10년을 간 전북 현대의 대부천 FC 징크스가 얼마나 갈지 관전포인트가 생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전북 현대의 정정용 감독은 첫 경기 신고식을 제대로 치른 셈입니다. 지난해 포옛 감독이 더블을 하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떠나게 되면서 전북 현대 감독이 된 건데, 말들이 많았습니다. 20세 이하 한국 대표팀을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에 올려놓은 게 업적이기는 한데, 2부 리그 이랜드 FC에서 5위, 9위, 7위를 하면서 실패한 게 컸습니다. 그 뒤 김천 상무 FC에서 2부 리그 1위, 1부 리그에서 연속 3위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선수들이 군대 대신 뛰는 상무에서의 감독 경험이 전북 현대에도 들어맞는지는 논쟁 대상이었습니다.
 
결국 정정용 감독하기에 달렸습니다. 하기에 따라서 '대부천 잔혹사'가 과거의 추억거리로 남을수도 있고, 최강희 감독처럼 '대부천 잔혹사' 같은 소소한 흠결 빼고는 전반적으로 다 잘할수도 있고, 잔혹사의 범위가 확대될수도 있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떠난 뒤로 전북 현대는 돈을 퍼붓고도 감독들 선임에서 삐그덕거리면서 하락 추세였습니다. 우승을 밥먹듯 하던 구단이 강등 플레이오프를 갔던 건 지금 생각해도 충격입니다. 그리고 하락세를 지난해 포옛이 뒤집었다가 너무 일찍 떠나면서 도루묵이 돼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김이 빠져버렸습니다. 과연 정정용 감독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지켜볼 뿐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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