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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의 한표
입력 : 2026-02-26 오후 5:11:14
지난해 3월 열린 삼성전자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년 봄, 재계는 ‘주주총회 시즌’으로 들썩인다. 주식회사의 경영주체인 주주가 소유주 수에 따라서 의결권을 행사하며 조직과 경영에 대한 상황을 의결하는 자리가 3월에 집중돼 있는 까닭이다.
 
“난 주식도 얼마 없는데 참여해서 뭐 해?” 혹은 “어차피 대주주 마음대로 결정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 당연히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그 작은 한 표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 개미 주주 한 명의 표는 작아 보일지 몰라도, 그 표들이 모이면 경영진에게는 엄청난 압박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소액주주들이 힘을 모아 배당금을 높이거나, 부적절한 이사 선임을 막아내는 반전 드라마도 나오는 상황이다.
 
가까운 예로 LG화학의 경우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이 제안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확대 및 자기 주식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 보강안 등에 대해 이사회 차원에서 반대의사를 권고하며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고 있다. 이른바 표대결에 나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주식을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전광판의 숫자’로만 취급한다. 하지만 주식을 소유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주인이 돼 경영진의 성적표를 검토하고 미래 전략에 투표할 권리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사고 응원하는 것처럼, 주식을 샀다는 건 그 기업의 팬이 되는 것이다. 주주총회는 그 가수가 “앞으로 이런 노래를 부를 건데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자리와 같다.
 
내가 산 주식의 가치가 오르길 바란다면, 경영진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요즘은 전자투표가 잘 돼 있어 예전처럼 휴가 내고 멀리 있는 본사까지 찾아갈 필요도 없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기업의 거대한 의사결정은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그 마지막 바퀴를 돌리는 힘은 결국 주주들의 ‘한 표’에서 나온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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