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라는 침팬지가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해 엔더 드래곤을 잡았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하는 수준을 넘어 채굴과 제작, 이동과 전투라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최종 보스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유인원을 대상으로 한 이런 실험은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침팬지를 상대로 문제 해결 능력, 도구 사용, 기억력 등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어져 왔습니다. 버튼을 눌러 보상을 받는 단순 과제를 넘어, 순서를 기억하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 복합 과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왔습니다.
마인크래프트는 단순 반사 신경 게임이 아닙니다. 자원을 수집하고, 아이템을 제작하고, 장기 목표를 설정해 이동 경로를 계획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최종 목표인 엔더 드래곤 처치까지 성공했다는 사실은 유인원의 인지 능력을 다시 보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인간의 호기심은 늘 같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우리와 얼마나 닮았는가.'
한때 그 대상은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유인원이었습니다. 유전자, 감정 표현, 사회적 관계, 문제 해결 능력에서 인간과의 유사성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질문은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AI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지, 장기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감정과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침팬지에게 했던 테스트가 AI 모델로 옮겨진 셈입니다.
유인원이 게임을 깨는 장면은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닙니다. 인간이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시험해 온 역사의 연장선입니다. 그리고 그 시험의 대상은 이제 생물학적 친척에서 디지털 존재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같습니다. 인간다움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그 경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물음일 것입니다.
보노보라는 침팬지가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