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대한민국 골목상권은 지금 ‘노란색’ 포위망에 갇혀 있습니다. 불황일수록 빛을 발한다는 저가 커피의 신화, 그 중심에 서 있는 메가커피 이야깁니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민 커피’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메적메(메가커피의 적은 메가커피)’라는 신조어는 이 브랜드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불황을 먹고 자란 메가커피는 어느새 무차별 출점 단계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과거 가맹점주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했던 최소한의 거리 제한은 이미 유명무실한 상황입니다. 본사는 과거 점점 출점 제한 거리를 줄이더니, 최근 ‘특별 구역’이라는 이름으로 한 건물에 두 개 매장을 입점시키는 기괴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는 출점 전략은 경영학에서 금기시하는 ‘자기 잠식(Cannibalization)’의 교과서적인 악례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본사와 점주가 체감하는 손익의 온도 차입니다. 본사는 매장이 늘어날수록 가입비, 교육비, 물류 마진, 로열티가 쌓이며 숫자의 승리를 누리지만 점주는 다릅니다.
매출은 반토막 나는데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같으니, 그 만큼 점주의 순이익은 떨어지는 겁니다. 한정된 상권 파이 안에서 점포 수만 늘리는 방식은 결국 기존 점주의 매출 하락으로 직결되는 제로섬 게임인 셈입니다.
시장은 메가커피의 행보를 점주를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형태로 몸값 부풀리고, 엑시트(Exit)를 준비하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업계에서 메가커피가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최대한 수익을 낸 뒤 최대 가격에 브랜드를 넘기려는 복안이죠.
메가커피가 진정한 업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이제는 ‘양적 팽창’이 아닌 ‘상권 보호’라는 가맹 사업의 기본 원칙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점주들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확장으로 단기적인 외형 불리기식 운영은 결국 서비스 질 저하와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