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재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는 “자료 한 번만 써 달라”는 부탁입니다. 부탁을 하는 이도, 부탁을 받는 이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미지=챗GPT)
출입처와 취재원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소식입니다. 신제품 출시, 기술 개발, 판로 개척, 수상 실적 등 기업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순간들입니다. 하지만 요즘 다수 언론사들이 이런 소식들을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네이버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언론사를 평가할 때 '자체 기사 비율'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보도자료를 단순 가공한 기사 비중이 높으면 감점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많은 매체가 보도자료성 기사를 줄이고 기자가 직접 취재·작성한 기사 위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분명 긍정적 취지도 담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자료 기사 남발을 막고 언론 본연의 취재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의미 없는 홍보성 문구를 걸러내는 자정 작용은 필요합니다. 기자로서도 자잘한 자료를 일일이 처리하지 않아도 되니 업무 부담이 줄어든 측면이 있습니다. 기사 가치가 분명한 사안을 중심으로 취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쉬운 장면도 떠오릅니다. 제가 맡고 있는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정보성 기사 한 줄이 기업에 적지 않은 힘이 되기도 합니다. 대기업과 달리 홍보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은 언론 보도를 통해 존재를 알릴 기회를 얻습니다. 때로는 이런 작은 정보들이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기도 합니다. 자체 기사 비율을 올리기 위해 자료성 기사를 최소화하다 보면 자칫 정보 전달 기능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고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산업 현장의 변화와 기업 활동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일도 중요한 책무입니다. 특히 자본과 홍보 역량에서 열세에 있는 중소기업에게는 정보 노출 기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자체 기사 비율을 높이는 것이 기사 정보 다양성 확대에도 도움이 되는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