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드느냐"며 다주택 규제 부작용을 언급한 기사를 비판했습니다.
이후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운 분들께 묻겠다"면서 "돈이 마귀라더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겼느냐"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이제는 임대사업자까지 타깃이 됐습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2017년 무주택자의 전월세 부담을 덜기 위해 다주택자의 민간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한 바 있습니다. 임대료 상한을 5% 이내로 제한하고 최장 8년 임대를 놓는 대신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며 "한 사람이 수백채씩 집을 사 모으도록 허용하면 수만채 집을 지어 공급한들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전날에는 임대사업자들의 불만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다주택 아파트 4만2500호가 양도 차익을 누리며 무기한으로 버티지 않고,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해 매물로 나오면 '집값 안정 효과가 미지수'일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마포, 용산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여당도 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전날 부동산 시장 감독 컨트롤타워인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을 발의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항상 실패했던 전 정부의 것을 답습하지 않겠다"며 "이재명정부의 부동산과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죄악시하고 있는 다주택자의 개념이 어디까지인지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투기성 다주택자'라고 하지만 투기 의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장 고위공직자들만 해도 다주택 보유를 지적하면 상속, 이사 시기에 따른 입주 지연 등을 이유로 들곤 합니다.
문제는 지금의 기조가 단순히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잘못된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주택자라 해서 그들을 모두 '투기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가가 모든 주택을 공급할 수 없는 만큼 다주택자는 민간 공급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여러 시장 참여자를 고려해 세밀한 제도를 만들고, 무너진 주거 사다리를 놓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과거 문재인정부 때처럼 다주택자를 죄인으로 몰아 '부동산 정치'를 하려는 술수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