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 3사가 기나긴 내수 부진 속에서도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실적은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 등에 힘입어 도드라진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업계에서는 특화 콘텐트를 내세운 대형점 위주로 매출이 늘어나고, K컬처 유행 속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4조2303억원, 영업이익 3782억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2% 급등한 규모죠. 앞서 실적을 발표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백화점의 성장을 이끈 건 체험 중심 요소를 내세운 각 사를 대표하는 주요 점포들이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무역센터점·판교점을 비롯해 더 현대 서울 등 체험 중심 콘텐트를 내세운 대표 점포가 집객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특히 2021년에 오픈한 현대백화점그룹의 야심작 '더현대 서울'의 경우 초창기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죠.
여의도에 초대형 백화점을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백화점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쏟아졌습니다. 여의도는 전형적인 업무 단지로 상업 시설의 불모지였기 때문이죠. 게다가 영등포, 목동 등 주변에 이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경쟁사 백화점이 다수였고, 팬데믹 시기와 겹쳐 불황의 한복판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더현대 서울을 꾸미며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습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33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해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 1조 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야말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역시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체험형 리테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선회해 매출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유통업계가 불황속에 고전하고 있지만 백화점만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은 주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증가라는 호재까지 겹쳐 백화점업계의 나홀로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수경기 침체 속 내국인 수요를 끌어들일 방안을 찾기 쉽지 않은 점이 백화점 사업의 구조적 한계였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맞춰 특화 전략을 유지면서도 VIP 경쟁력 강화, 고급화 등 본업에 집중해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백화점 업계의 전략을 유통업계에서도 유의미하게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