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전문가의 얼굴과 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전문가' 광고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적발된 AI 생성 가짜 전문가 활용 부당 광고만 63건에 달합니다.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소비자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광고의 상당수는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능을 오인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 전문가가 아닌 AI로 생성된 인물이 의사, 교수, 연구원처럼 등장해 특정 식품이나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일부는 명백한 거짓·과장 광고로 분류됐고, 일부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사례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AI로 만들었는지 자체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련 당국이 문제 삼는 기준은 일반 소비자가 이를 전문가의 공식 추천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지입니다. 다시 말해, 실제 사람이든 AI든 소비자를 속이는 구조라면 동일하게 부당 광고라는 판단입니다.
이런 문제는 숏폼 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짧은 영상과 실시간 판매 구조는 검증보다는 자극적인 메시지에 유리하고, 소비자는 등장 인물이 실제 전문가인지 확인할 시간조차 갖기 어렵습니다. 그 틈을 타 가짜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신뢰를 획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과 의료 분야는 피해 가능성이 큽니다. 건강과 직결된 정보는 한 번의 오인만으로도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식품·의료 관련 법안의 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국회에서는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AI는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 이미지를 전문가로 믿게 만드는 순간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와 감시의 공백으로 옮겨 갑니다. 가짜 전문가가 판치는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AI가 아니라 소비자가 속지 않도록 하는 명확한 기준과 빠른 제도적 대응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AI로 제작된 가짜 전문가가 등장하는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