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친구들이 애기를 낳고 키워가는 것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크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매일매일 조금씩 커서 어느 순간 말까지 통한다. 지금 로봇 시장이 이렇게 크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로봇은 공장에서 똑같은 동작만 반복했다. 그런데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옆돌기와 백 텀블링을 연속으로 시연하는 영상. (사진=현대차)
테슬라 로봇은 계란을 안 깨고 옮기는 법을 배웠고, 다른 로봇들은 사람 말을 알아듣고 커피를 내린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은 이제 공장에서 실제로 일하며 사람과 협업한다. 6개월 전엔 못 했던 일들이 오늘은 영상으로 공개된다. 어제 기어다니던 아기가 오늘 갑자기 걷는 것 같다.
숫자로 보면 더 놀랍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 17억달러에서 2030년엔 380억달러가 된다고 한다. 매년 50퍼센트씩 커진다는 얘기다. 작년에 실험실에 있던 기술이 올해는 제품으로 나오고, 내년엔 우리 곁에 온다. 단순히 시장 규모만 커지는 게 아니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매달 확장되고 있다.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나르던 로봇이 이제는 추론을 해 사람에게 먹을 수 있는 것까지 구분해준다.
삼성, 현대차, LG 등 모든 기업들이 수조 원을 쏟아붓는 이유다. 이게 그냥 한순간의 기술이 아니라 세상이 바뀌는 순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올해 안에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새로운 로봇 기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제는 두 손으로 물건을 조립하지 못했던 로봇이 능숙하게 나사를 조이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올해 초 백덤블링을 불안하게 성공했던 로봇이 이제는 공중에서 두 바퀴를 돌고 정확하게 착지까지 한다.
6개월 후 로봇이 뭘 할 수 있을지는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다. 1년 후엔 지금 우리가 놀라워하는 기술이 구형 모델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몇 년 후 어떤 모습일지 모르듯이, 2030년 로봇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하나다. 그 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올 것이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