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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을 바라보는 시선
입력 : 2026-02-10 오전 8:07:00
요즘 산업 지형을 보면 '인공지능(AI)'이 붙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제조·금융·의료 같은 전통 산업에도 AI가 스며들고 있고, 증시는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입니다. 미국에서는 슈퍼볼 광고판에까지 AI 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런 풍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떠올립니다. 모든 기업이 '인터넷'을 외치던 시절처럼, 지금은 모두가 'AI'를 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AI를 닷컴 버블과 그대로 겹쳐 놓기엔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닷컴 버블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기술 가능성만 앞섰을 뿐, 실제로 쓰이지 않는 인프라와 수익 없는 기업이 넘쳐났습니다. 반면 지금의 AI는 이미 기업 운영과 생산성 개선에 활용되고 있고, 데이터센터·전력·반도체 같은 실물 투자가 동반되고 있습니다. 깔아만 놓고 쓰지 않던 다크 파이버와 달리, AI 인프라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국면에 가깝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또 하나의 차이는 매출입니다. 과거 닷컴 기업 다수는 이용자 수만 강조했지만, 지금의 AI 생태계에는 이미 돈을 벌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과열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슈퍼볼 광고처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는 장면은 닷컴 버블 말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다만 적어도 AI는 아직 쓰이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너무 많이 쓰이고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릅니다. 그래서 지금의 AI 논쟁은 버블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속도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더해 AI는 단일 산업의 유행이 아니라 범용 기술이라는 점에서도 닷컴과 결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인터넷이 연결의 방식을 바꿨다면, AI는 판단과 의사결정의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죠. 특정 서비스가 사라져도 기술 자체는 다른 산업으로 옮겨붙으며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이나 주가는 조정을 겪을 수 있어도, AI라는 흐름 자체가 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닷컴 버블이 인터넷 기업의 붕괴였다면, AI 논쟁은 누가 살아남느냐를 가르는 선별의 문제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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