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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대통령과 부동산의 언어
입력 : 2026-02-05 오후 4:33:11
(사진=뉴시스)
 
대통령의 SNS는 언제부터 정책 수단이 되었을까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메시지를 보면,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이 제도와 설계보다 언어와 압박에 옮겨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정책은 숫자와 규칙, 예측 가능성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지금의 메시지는 감정과 결기, 그리고 ‘이기느냐 지느냐’의 구도로 시장을 호명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명령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수백만의 개인이 각자의 재무 상태, 가족 계획, 미래 전망을 계산해 내리는 집합적 선택의 결과물입니다. 이 복잡한 체계를 상대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거나 “하지 않는 것이 이익”이라고 경고하는 장면은, 정책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 제도적 해법의 부재를 언어로 덮으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시장은 협박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관망과 잠김이 강화될 뿐입니다. 
 
특히 문제인 대목은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인식입니다. 다주택 보유를 도덕의 문제로 환원하고, 가격 상승을 특정 집단의 ‘의지’나 ‘버티기’로 설명하는 접근은 현실을 단순화합니다. 가격은 죄가 아니고, 거래는 투쟁이 아닙니다. 정책이 해야 할 일은 특정 행위를 겁주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선택의 비용과 편익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세제든 금융이든, 임대든 공급이든, 수단은 정교해야 합니다.
 
SNS 정치는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곧 신호가 되고, 신호는 기대를 흔듭니다. 기대가 흔들리면 시장은 멈추죠. 거래가 멈추면 가격도, 임대도 왜곡됩니다. 그 비용은 결국 정책의 표적이 아닌 다수의 실수요자와 세입자에게 전가됩니다. 
 
통제는 성과를 가장한 착시를 남기고, 구조는 손대지 않은 채 불만만 증폭시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투의 언어가 아니라 계산서입니다. 집을 파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숫자, 기다리는 것이 손해라는 구조, 임대와 매매가 동시에 안정될 수 있는 공급의 로드맵입니다. 대통령의 SNS가 정책의 전면에 나서는 순간, 국정은 설계가 아니라 감정의 시험대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늘 국민이 치러왔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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