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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기는 정부?
입력 : 2026-02-05 오전 12:43:1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날리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터져 나오는 원성을 일축했습니다.
 
앞서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라며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양도세 중과 예고로 술렁이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시장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SNS 정치'로 쏟아내는 발언에는 부동산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라는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는 불타오르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28번의 부동산 정책을 거듭 발표했지만 결과는 '시장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부동산 대출·세제 등 규제를 강화하며 채찍을 가했던 방법이 되레 집값 상승 시그널로 작용하면서 주택 수요가 몰린 탓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에 돈을 풀었던 점은 자산가치 상승을 불러오며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재명정부 또한 확장 재정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다만 자산의 이동을 부동산 시장이 아닌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다음날 조사(0.50%) 이후 14주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시장은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로 작동합니다. 그 안에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도 있고, 여러 채를 소유한 부동산 투자자와 투기꾼도 공존합니다. 이들이 바라보는 매물은 달라도 가격 상승을 기대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자본을 향하는 인간의 욕망, 그 욕망이 만들어내는 시장의 힘을 과연 정부가 어디까지 거스를 수 있을까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훨씬 정교한 정책과 일관된 신뢰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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