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6년 1월16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했다.(사진=Xinhua.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몽니'가 60여 개국이 넘는 '동맹'을 상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맹국들은 처음엔 저자세로 미국의 기분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들 국가는 하나둘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각국이 자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캐나다제이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제이션은 강대국 미국에 대한 문화적·학술적 종속을 막기 위해 1960~70년대 캐나다에서 전개된 운동입니다. 캐나다 기업과 자원에 대한 외국, 특히 미국 자본의 지배를 줄이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다문화주의와 다자주의 등 독자적 가치를 수호하며 '캐나다다움'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최근 캐나다제이션이 새로운 형태로 되살아난 모습입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4개국이 이미 중국을 방문했거나 방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중을 시작으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중국을 찾았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다음 달 24~27일(현지시간) 경제 사절단을 대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계획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아메리카'(미국 우선주의) 행보로 각국의 생존 문제가 시급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고관세 부과 메시지를 던질 때마다 중국은 그 틈을 파고듭니다. 고관세를 감내하기보다는 중국과 거래하는 편이 각국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같이 '강대국'으로 불리는 국가들까지 왜 중국으로 향하는 걸까요. 답은 역시 생존입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입니다. 동시에 세계는 미국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줄이면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노골적으로 벌이고 있는 대중국 견제에 무조건 동참하지는 않습니다. 자국의 실리를 위해 중국과 제한적으로 협력하며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는 미국과 사실상 정면충돌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카니 총리는 "미국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이라는 카드를 활용해 자국의 몸값을 높이려는, 전 세계적 '생존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경계도 필요합니다. 중국은 최근 다자주의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과거의 중국 역시 국제법을 무시하고 자국의 이익을 우선해온 나라입니다. 더 강해진 중국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