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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쫀득 쿠키
입력 : 2026-01-28 오후 3:43:25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두바이 쫀득 쿠키'가 꼭 한 번은 등장합니다. 초록빛 피스타치오 크림이 반으로 갈라진 쿠키 사이에서 쭉 늘어나는 영상. 소리까지 깔아두니, 안 넘어갈 재간이 없습니다. "이거 진짜 맛있다", "두바이에서 먹던 그 맛" 같은 문구가 붙고, 댓글엔 위치 묻는 질문이 줄줄이 달립니다. 
 
(사진=뉴시스)
 
신기한 건 속도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동네 카페, 베이커리, 심지어 플리마켓까지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찌개를 파는 동네 가게도 물량을 채워 넣고 있습니다. 레시피도, 이름도 조금씩 다르지만 비주얼은 비슷합니다. 덩달아 너도 나도 만들어 팔고, 먹고, 또 찍습니다. 맛있어서라기보다 '안 먹어보면 뒤처지는 느낌'이 더 큰 동력처럼 보입니다.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엔 SNS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올린 15초짜리 영상 하나가 알고리즘을 타고 순식간에 수만 번 공유되죠. '저장' 버튼은 레시피가 되고, '좋아요'는 검증 마크처럼 작동합니다.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잘 늘어나고, 얼마나 먹음직스럽게 찍혔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렇게 유행은 번지고, 소비는 고민 없이 즉각 따라붙습니다. 어제까지 몰랐던 디저트가 오늘은 '안 먹어보면 대화에 못 끼는' 존재가 됩니다. 유행의 탄생부터 포화, 그리고 소멸까지. 이렇게 짧은 주기로 흘러가는 트렌드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SNS는 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을 넘어, 이제는 유행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가속 페달이 된 듯합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SNS에 의해 움직이는 요즘 사회의 축소판 같기도 합니다. 맛보다 화면이 먼저고, 경험보다 인증이 앞섭니다. 유행은 빠르고 가볍습니다. 그렇다고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점점 '먹는 사람'이라기보다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 오늘도 또 하나의 쿠키가 화면 속에서 쭉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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