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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추억으로 남은 '소니'
입력 : 2026-01-27 오후 4:46:00
소니가 글로벌 TV 시장 2위 업체인 중국 TCL과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지분 51%를 TCL이 보유해, 사실상 TCL 주도의 경영 체제가 될 전망이다. TV 시장에서 50년 이상 역사를 쌓아온 소니가 TV 사업에서 한발 물러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관람객이 TCL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사의 협업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소니가 TV 사업을 정리했다는 시각과, 독자 경쟁이 어려워진 현실을 인정하고 협업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는 평가다. 공식적으로는 TCL과의 ‘전략적 제휴’인 만큼 완전히 TV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확실한 것은, 소니의 TV 부문이 독자적인 생존 방식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1960년대 트리니트론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기준을 제시했던 소니가 더 이상 독자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1960년대 소니의 TV가 세계 최고봉으로 평가된 건, 빨강·초록·파랑(RGB) 3개의 전자총으로 3개의 빔을 쏴 차별적인 색 재현력을 구현하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TV 시장의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압도적 기술력이 약 40년의 소니 전성기를 부른 것이다.
 
그랬던 소니는 지금 가전이 아닌 다른 곳으로의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미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도 TV 대신 모빌리티 사업을 홍보한 지 수년째고,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케이팝 데몬헌터스’, ‘귀멸의 칼날’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고 있다.
 
이러한 소니의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은 순항하는 양상이다. 소니그룹은 지난해 11월 2025년 회계연도 결산 연결 순이익 전망을 1조5000억엔으로 전망했다. 가전 부문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콘텐츠와 게임, 이미지센서 등 다른 분야에서 실적을 낸 성과다.
 
중요한 것은 초격차를 상실한 기업의 생존 방식이다. 기술 우위가 사라진 상태에서 브랜드 가치만으로 시장에 남기는 어렵다. 소니처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이 일본 등과 협업하더라도 단기간에 한국 가전업계를 따라잡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서의 입지를 쌓았고, 패널 단위에서부터 기술 격차가 제법 벌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매섭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저가·물량 공세의 중국 기업이 소니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초격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소니처럼 다른 영역을 개척하지 않는 한, 기술 격차는 사실상 국내 가전업계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독보적 기술력을 상실한 기업에게 남는 것은 쓸쓸한 퇴장뿐이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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