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 시장의 핵심은 배터리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3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ERIC캠퍼스 창업보육센터 에이로봇을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글로벌 상위에 위치한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는 아직 모두가 초기 단계다.
지금 선점하지 못하면 전기차 배터리의 기술적 우위가 무색해질 수 있다. 중국은 비야디(BYD)를 중심으로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본 역시 파나소닉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의 규격과 안전 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한국이 국제 표준을 선도하면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국내 표준을 먼저 확립해 사실상의 국제 표준으로 만드는 작업이 시급하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배터리 성능은 실제 환경에서 검증돼야 한다. 스마트공장, 물류센터, 병원 등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범 도입하고 국산 배터리를 우선 적용하는 실증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초기 수요를 만드는 동시에 기술 고도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안전성 확보는 필수지만, 지나친 규제는 혁신을 가로막는다.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안전성을 검증하면서도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가 그랬듯이, 정부가 길을 닦고 생태계를 조성할 때 한국 기업은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다. 휴머노이드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를 쥔 것도 결국 정부라는 얘기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