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적자 늪에 빠졌다. 주요 LCC 다수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손실을 피하지 못하면서다. 항공 수요 회복에도 노선 중복에 따른 출혈 경쟁과 고환율 부담이 더해지며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주요 LCC 4곳 모두 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4분기에만 3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장거리 노선 확대라는 전략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요금 인하 경쟁과 고환율에 따른 리스비·정비비 비용 부담과 대형기 도입 비용 증가가 동시에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티웨이는 오는 3월 19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기재를 확보해 자카르타 등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지만,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환율 환경까지 겹쳐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다른 LCC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제주항공은 4분기 영업손실이 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5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에어부산 역시 4분기 14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돼 직전 분기 이어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LCC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던 진에어마저도 적자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진에어는 지난 19일 발표한 실적에서 4분기 매출 352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9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 1조3811억원, 영업손실 163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탑승객 수가 112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출혈 경쟁에 따른 요금 하락과 고환율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잠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 회복 국면에서 공격적으로 공급을 늘렸지만 출혈 경쟁과 고환율 이중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LCC 전반의 체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