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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 기업’이라는 왕관
입력 : 2026-01-22 오후 4:42:03
코스피가 22일 사상 처음으로 오천피’(5000포인트)를 달성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내 단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000조원을(우선주 포함)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장 한때 16만원선에도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는데, 지난 2024년 말 주가가 5만원선도 위협받으며 ‘5만전자라는 조롱을 받던 시점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기업 시가총액 집계 플랫폼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시총 순위는 16위로, 15위인 텐센트에 근소하게 뒤처져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삼성전자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요인으로 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15위권 안착도 머지 않은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뒤로는 비자, 엑손모빌, 오라클 등 전통적인 글로벌 대기업들이 줄 서고 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시총 ‘1000조 기업이라는 왕관은 축하해야 할 성과다. 하지만 단순 왕관만으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는 없다. 왕관에 걸맞은 품격과 상생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해묵은 논쟁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오랜 사법리스크 족쇄를 벗은 만큼,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이 주목된다.
 
만일 이 회장이 등기임원에 복귀하지 않은 채 경영을 이어간다면, 권한은 행사하면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꼼수 경영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구성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한국 기업 최초 분기 영업익 20조원이라는 역사를 썼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비교되는 성과급으로 구성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이러한 불만에 단체행동을 위해 삼성전자 노조에 가입하는 구성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의 조합원 수는 58571명으로 과반 노조(62500) 지위를 얻기까지 필요한 조합원 수는 3929명에 불과하다. 초기업 노조 조합원은 매주 3000여명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이달 내로 과반 노조 지위 확보가 점쳐진다.
 
결국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했지만, 최대 성과에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구성원들의 서운함이 작용한 셈이다. 더욱이 AI 등 첨단산업 영역 인재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불만이 자칫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업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럿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구성원이다. 1000조 기업이라는 왕관은 열심히 일해온 구성원들이 씌워준 것이다. 1000조 기업에 걸맞는 품격과 상생을 기대한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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