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하고 제재를 결정하면서 이를 둘러싼 공정위와 은행권의 시각차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은행들 사이의 LTV 정보 교환이 단순한 의견 교환의 수준을 넘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명백한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서로 LTV 정보를 맞추면서 대출 한도를 유사하게 유지했고, 이 과정에서 대출 한도가 일제히 낮아져 차주들이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로 내몰리는 등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공정위의 논리입니다. 특히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자금 조달에 큰 제약을 받는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정보 교환' 자체가 금융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져온 관행적인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공유한 이후에도 은행별 LTV에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했으므로 실질적인 경쟁 제한이 없었으며 LTV를 낮추는 행위는 오히려 대출 규모를 줄여 은행의 이자 수익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담합으로 얻을 실익이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금융 산업을 직접 감독하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공정위가 뒤늦게 담합으로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은행권은 과거 SK텔레콤이 공정위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사안 역시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처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향후 정식 처분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공동 대응을 통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입니다.
LTV 담합 제재를 둘러싸고 여전히 공정위와 은행권이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은행권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