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엿새째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입니다. 여당에 통일교 로비 의혹과 공천헌금 의혹 등 이른바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이라는 배수진을 친 것입니다.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를 '악'으로 규정하고 국민적 저항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대중적 공감을 얻을 수 있겠냐는 점입니다.
지난 7일 장동혁 대표는 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장 대표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라며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이후 쇄신은 온데간데없고 계파 갈등만 남았습니다. 이 와중에 당을 수습해야 할 수장이 혼란의 한복판에서 곡기를 끊었습니다. 당초 금주 내로 2차 쇄신안 발표가 예정됐지만 단식 투쟁으로 일시정지 상태입니다. 어서 빨리 달라진 국민의힘을 원했던 국민에겐 좋은 소식이 아닐 겁니다.
당 안팎에서조차 이번 단식을 지지율 하락과 내부 분열을 덮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경 투쟁을 통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고 비판의 초점을 흐리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싸우기만 해선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과거의 상흔을 어떻게 치유할지,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 그리고 공천 시스템을 어떻게 투명하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이 필요합니다. 여권발 공천 뇌물 수수, 인사 검증 실패 등 각종 논란에도 국민의힘은 20% 초반대 박스권 지지율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지층이 떠나고 민주당에 당 인사를 뺏기는 지경입니다.
장 대표가 진심으로 당의 쇄신을 바란다면 텐트 속 단식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국민의 질책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내부 결속을 위한 단식은 자해적 정치 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진정한 혁신은 단식을 멈추고, 무너진 당의 신뢰를 복구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시작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