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법률로써 명문화한 개정 출입국관리법령이 23일 시행됩니다. 농·어촌의 수확기 및 파종기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15년 10월 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 만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이번 개정 법령의 핵심은 법무부가 지정한 전문기관이 지방자치단체-해외 지자체 간 업무협약(MOU) 체결부터 계절근로자 선발·입국·체류·출국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그간 제도 운영에 실무적 어려움을 겪어온 지자체의 행정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제도 안착에 대한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현재 계절근로자 도입 과정에서는 지자체 행정을 돕는 대신 수수료 명목으로 계절근로자에게 상납을 요구하는 브로커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자칫 이들 브로커가 공인된 전문기관으로 이름만 바꿔 편입될 경우, 그간 지적됐던 인력 착취 구조가 오히려 합법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충북 괴산군이 2024년 2월26일 외국인 계절근로자 493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충북 괴산군 제공)
19일 <뉴스토마토>는 개정 출입국관리법 시행을 닷새 앞두고, 새 제도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우려를 취재했습니다. 오는 23일 시행되는 개정 법령의 골자는 △계절근로자 제도 프로그램의 명문화 △계절근로 전문기관 지정·운영 근거 마련 △전문기관 외 제3자의 선발·알선·채용 개입 근절과 그에 따른 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 신설 등입니다.
전문기관은 법무부 장관이 계절근로자의 도입과 체류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지원하기 위해 지정하는 곳입니다. 이들은 외국 지자체와의 MOU 체결 지원부터 근로자 선발, 고용 및 노무 관리 지원 업무를 전담하게 됩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전문기관이 될 수 있는 곳은 법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른 전문인력·시설 등을 갖춘 △공공기관 △농협중앙회·지역조합 등 △비영리법인 △민간 비영리단체 △수협중앙회·지구별수산업협동조합 등입니다.
다만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계절근로제도를 운영 중인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계절근로를 관리하려면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인력 늘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며 "(전문기관이 지정되면) 무자격 브로커보다 훨씬 낫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는 "자격을 두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주노동단체는 전문기관 지정 제도가 민간 브로커를 합법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성민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변호사는 "대부분 지자체의 경우 계절근로 업무 담당자가 한두 명 수준이다보니, 이주노동자 관리가 사실상 불가하다"며 "현재 브로커들이 그 업무를 대신하는데, 현재 입법예고된 시행규칙에 따라서 브로커가 참여하는 비영리민간기관, 민간법인이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 불법적으로 브로커를 하고있는 사업을 합법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기복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전문기관이 국내 체류관리를 맡게 될 경우, 관리하는 외국인을 늘리려 할 것이고 지역민과 고용주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이익집단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