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코인' 비만약 나온다
입력 : 2026-01-16 오후 1:14: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비만 치료제의 판도는 크게 두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줄기는 기존 제형인 피하주사의 약효 지속성을 늘리는 쪽입니다. 남은 한 갈래는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쪽입니다. 환자가 자신의 배에 직접 주사기를 꽂는 대신 간편하게 알약으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겁니다.
 
경구형 비만 치료제 연구를 주도하는 기업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긴 일라이 릴리입니다.
 
릴리가 개발 중인 먹는 비만 치료제는 '오포글리프론'입니다.
 
오포글리프론은 릴리의 비만 치료 영역 선점을 위한 야심찬 계획의 첫걸음입니다. 다니엘 스코브론스키(Daniel Skovronsky) 릴리 연구개발 및 제품 총괄 책임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오포글리프론이 미국에서 승인된 뒤 다수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비만 치료제는 실제 동전으로 거래될 만큼 낮은 약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 비만 치료제 가격이 약 15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30배나 값싸진 겁니다.
 
스코브론스키는 "한달에 149달러로 커피를 마시기 어려운데, (오포글리프론 가격은) 하루에 5달러"라며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오포글리프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포글리프론이 한국에서도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출시될지는 불확실합니다. 다만 릴리 계획대로 복용편의성이 높은 경구형 비만 치료제의 가격까지 획기적으로 낮아진다면 같은 계열의 약물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에겐 여간 골치아픈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임상시험을 마치고 허가 심사를 신청한 국산 비만 치료제도 '위고비'나 '마운자로'처럼 피하주사제형이라 오포글리프론과 견줘 경쟁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죠.
 
한국바이오협회도 릴리의 아성이 공고해질수록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받을 여파가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4일 이슈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대량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면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GLP-1 계열 추격을 넘어 차별화된 기전이나 복합 치료 전략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볼 때 오포글리프론의 등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넘어 정책·보험 체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그리고 제약산업의 유통 구조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