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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랜차이즈의 양갈래 길
'관행' 넘어 '신뢰' 시대로
입력 : 2026-01-15 오후 3:22:41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15일 대법원이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유통마진)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하고 약 215억원을 반환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법적 분쟁을 넘어, 그간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지탱해온 수익 구조와 이른바 업계 관행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차액가맹금은 공공연한 수익원으로 기능해왔습니다. 본사가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마진을 남기는 방식은 로열티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 일종의 보완책으로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계약서에 투명하게 기재되지 않거나, 가맹점주들이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점이 늘 문제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관행이란 이름만으로 더 이상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피자헛 판결이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큽니다. 법원이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구조를 정면으로 들여다보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 이후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습니다.
 
첫 번째는 법적 리스크를 감수하며 기존 구조를 당분간 고수하는 길입니다. 당장 체제를 바꿀 준비가 안 된 영세 프랜차이즈들은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오래가긴 힘든 상황인 것처럼 보입니다. 본사의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유사한 소송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와의 갈등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거대한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어섭니다. 
 
두 번째는 투명성과 상생을 전제로 한 구조 개편의 길입니다. 수익 구조를 계약서에 명확히 드러내고, 본사 역할을 정당한 로열티나 서비스 비용으로 재설계하는 방식입니다. 당장은 본사에 비용적 부담이 되겠지만, 가맹점주의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건강한 선택입니다. 
 
이는 프랜차이즈가 단순 확장 모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업 생태계로 자리 잡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긴 하지만, 가맹점 수가 적은 영세 프랜차이즈들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걱정하는 산업 붕괴 현상 우려 대목이 바로 여깁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솎아질 기회'라는 시선도 없지 않습니다. 과거의 관행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열 것인지.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금 선택의 순간에 서 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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