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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과 혼란
입력 : 2026-01-13 오후 4:14:54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최근 AI 업계는 물론 대중 담론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동안 전문가 영역에 머물러 있던 인공지능 개발 방식이 정부 주도 프로젝트를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기술보다 용어가 먼저 주목받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라는 표현입니다.
 
프롬 스크래치의 어원을 찾아보니 경주에서 출발선을 스크래치 라인이라 부르던 데서 유래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다'는 뜻으로 확장됐다고 합니다.  
 
AI 업계에서는 기존 모델을 활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모델을 설계·학습하는 방식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 용어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를 계기로 비로소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 개념이 널리 회자되는 속도에 비해 그 기준과 범위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어디까지를 프롬 스크래치로 볼 것인지, 오픈소스 활용은 허용되는지, 데이터·아키텍처(시스템의 뼈대를 정의하고 설계 결정을 통제하는 역할)·학습 과정 중 무엇이 핵심 요건인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심사를 담당하는 전문가 집단의 판단을 신뢰한다는 입장입니다. 다양한 기술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며, 획일적인 문장 하나로 기준을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은 프로젝트 내부에서는 유연할 수 있으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대중에게는 또 다른 혼란으로 이어집니다.
 
AI 분야가 여전히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전문 용어가 먼저 등장하고 그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규정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쟁이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보이지 않는 평가와 추상적인 설명은 기술 논의를 투명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불신과 오해를 키우게 됩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가 기술 주권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큰 목표를 향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만큼이나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배경훈(왼쪽 다섯번째부터)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등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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