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 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2026년 새해 첫 발사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3박4일 방중 출발에 앞선 도발이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북한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벌인 건 지난해 10월22일입니다. 당시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일주일여 앞둔 시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상되는 시점이었습니다.
북한은 최근 5년간 총 78회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발사 시점에는 '정치적 이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북한 행동에는 대부분 '명분'이 있다는 겁니다.
지난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통해 주장한 한국의 무인기 침범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 침범은 두 차례인데,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입니다. 시점이 미묘합니다. 4일 무인기의 재원 조사를 위해 발표가 늦어졌다 하더라도, 지난해 9월 무인기 침범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즉 북한의 이번 무인기 침범 주장은 때를 기다렸던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북한 측도 해당 무인기 두 대가 우리 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우선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는 외관상 중국 제품이라고 합니다. 내부 구성품 역시 보안에 취약한 저가형 상용 부품입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의 무인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조잡함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과합니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국방부와 통일부는 물론 청와대까지 수차례에 걸쳐 북한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소통을 위한 것인지, 겁박용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입니다.
북한이 무인기 침범을 주장한 시기는 대통령의 방중 직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역할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인내심'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창의적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무인기 침범 주장이 어쩌면 통일부의 주장처럼 소통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라는 것이 수많은 현재의 기록이 되듯이, 지금 상황의 한반도 정세의 안정기를 촉발할 수 있는 D-365의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