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시 '간판'을 내립니다. '미래통합당'에서 옷을 갈아입은 지 5년 반 만입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던진 고육지책입니다. 당원 10명 중 7명이 찬성했습니다. 동력은 얻은 셈입니다. 장동혁 지도부는 리브랜딩(이미지 새 단장)을 꿈꾸지만, 여권에선 택갈이(상표 바꿔치기)라는 냉소가 나옵니다.
보수정당은 위기 때마다 당명 교체를 돌파구로 삼았습니다. 당 홈페이지에 연원으로 공개된 한나라당(1997년)부터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이름은 다섯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때로는 '새누리당'처럼 승부수가 통하기도 했으나, 진짜 쇄신 없는 개명은 대중의 냉소만을 자초했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단순히 낡은 이름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힘'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윤석열이라는 그림자가 본질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경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이름을 어떻게 바꾸든 국민들은 '윤 못 잊어 당', '윤 물망초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아무리 당명을 바꾼들 내란 정당, 내란 DNA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조롱이 나오는 이유를 뼈아프게 새겨야 합니다.
진정한 리브랜딩은 상품의 본질이 바뀔 때 완성됩니다. 단순히 '자유'나 '보수' 같은 익숙한 단어를 조합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게 될 뿐입니다. 전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쇄신을 함께 이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새 이름은 '탄핵 정당'의 오명을 벗어던질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