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년 만에 이루어진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한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며 베이징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가지며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녹아내리는 분위기다.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형 현대차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 (사진=현대차)
이런 해빙 무드는 중국 시장 침체의 늪에서 빠져 있던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에게 중국은 한때 황금시장이었다. 2016년 양사는 중국에서 179만대를 판매하며 6.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갈등을 기점으로 추락이 시작됐고, 2024년 한국 브랜드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1.6%까지 떨어졌다. 한때 5곳이던 현대차의 중국 생산 거점은 2곳으로 줄었고, 기아 역시 공장 매각을 진행했다.
문제는 정치 관계가 나아진다고 시장 점유율이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약 60% 이상이며, 전기차 시장만 보면 무려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들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게다가 중국 완성차 생산능력은 연간 5507만대로 내수 판매량의 2배를 넘어서며 극심한 공급 과잉 상태다.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다. 현대차는 최근 11억달러 규모의 중국 투자를 결정했으며, 중국 시장을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수출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하는 등 생산 거점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더 이상 8년 전 그 시장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 경쟁, 전기차 인프라 선점, 배터리 공급망 장악 등 중국 업체들이 이미 주도권을 쥔 영역이 너무 많다.
연간 3000만대가 넘는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정상회담으로 마련된 우호적 분위기는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치가 경제의 물꼬를 터줄 수는 있어도, 시장에서의 경쟁은 결국 제품 경쟁력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해빙 무드에 취한 낙관론보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