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전 의원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 증식을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을 넘어, '왜 이혜훈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가 최근 신고한 재산은 약 175억7000만원입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2016년 재산 약 65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10억원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합법 여부와는 별개로, 이 같은 자산 증식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 후보자 측은 비상장 주식이 백지신탁에서 해제됐고, 비상장 주식의 평가 기준이 과거 액면가 중심에서 시장가치로 바뀌면서 재산이 크게 늘어났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제도 변화에 따른 평가액 증가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국민 입장에서 평가 기준이 변경됐다는 설명만으로 10년 새 110억원 증가를 온전히 납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획예산처는 국가 재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핵심 부처가 될 예정입니다. 예산 배분에 따라 산업과 시장, 기업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관 개인의 자산 구조와 정책 결정 사이에 충분한 거리두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은 필수적입니다.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인선의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국회 예산·재정 분야 전문성 등을 지명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재산 형성과 이해충돌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설명이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지는 의문입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을 살펴봐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회와의 조정력과 통합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역시 의문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후보자의 강점보다는 논란과 의문입니다. 인사청문회는 개인의 불법 여부만을 가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후보자가 과연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왜 이 후보자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끝내 답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번 인선은 초대 기획예산처 출범 단계에서부터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