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회담은 90분간 진행됐는데요. 당초 예정된 시간인 1시간보다 30분가량 더 이어졌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했습니다.
총 1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경제·문화 등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안보 문제도 논의됐습니다. 서해 구조물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눈길이 간 지점은 중국과의 협력입니다. 과거 중국과의 교류는 한국이 중간재(부품·소재) 등을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조립해 최종재로 수출하는 '수직적 분업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달랐습니다. 중국과의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2025년 발표된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핵심 기술 추적'(Critical Technology Tracker 2025)에 따르면, 중국은 74개 전략 기술 중 약 90%(66개 분야)에서 연구 영향력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원자력·합성·생물학·소형 위성 등이 대표적입니다. 신에너지 분야 역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분야에서도 생산량과 기술력 모두 세계 무대를 장악하고 있죠.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수평적 협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한·중 양국이 보완적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기술을 교류하고 시장을 공유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과거 제조업 중심의 중간재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신에너지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대등한 기술 협력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제3국 공동 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도 세웠습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한·중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기술과 자본력을 모두 갖춘 거대 시장입니다.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활용하려면 국민 사이에 형성된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양국 관계는 얼어붙었습니다. 중국이 한한령으로 보복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건은 중국과의 협력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닌 '관리 가능한 국가 관계'로 인식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정부의 외교 역량뿐 아니라 국민 인식의 변화가 함께하지 않으면 수평적 협력 구상은 허상에 그칠 수 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