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제약바이오산업계가 느닷없는 세밑 한파에 직면했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한 달 앞둔 작년 11월 말 정부가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0%로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들고 나온 겁니다.
산업계는 즉각 저지 노선을 구축했습니다. 반대 이유는 여러 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수익성 악화입니다. 5개 관련 단체가 모인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상위 10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이 3%에 불과하다면서 개편안이 확정돼 적용되면 연간 최대 3조6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추산했습니다.
수익성 악화는 연구개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상장 제약사 169곳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12%인데 제네릭 약가 인하로 수익이 1% 감소할 때마다 연구개발 활동이 1.5%씩 줄어든다는 주장이 골자입니다.
이 밖에 제네릭 공급이 시장 경쟁을 촉진해 치료 비용을 낮추는 등의 효과가 있는데, 새로운 약가제도 개편안은 국산 전문의약품 생산을 줄여 공급망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퍼졌습니다.
주장의 진위 여부와 근거의 타당성을 따지기에 앞서 명확한 사실은 그동안 산업계 중심축 역할을 했던 제네릭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는 겁니다.
제네릭의 위상이 떨어진 반면 바이오 의약품이 받는 관심은 커졌습니다.
바이오가 얻게 된 중요성은 새로 들어선 정부의 정책에서도 읽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약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구하는 산업계 애로 사항을 들은 뒤 오리지널 의약품 위주로 처방되는 환경을 '일종의 부조리'라고 표현했습니다.
허가기관의 수장인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의약품 허가 심사 기간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수준으로 단축한다는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시밀러를 콕 찝었습니다. 케미컬의약품이 포함된 신약을 통틀어 말하는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내세운 지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그동안 국가 경제에 기여한 바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수출이 70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163억달러로 1년 새 7.9% 성장했습니다. 기간을 넓혀서 보면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수치입니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움직임과 바이오시밀러 부각은 우연에 기인한 일이 아닐 겁니다. 제네릭 비중을 줄이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늘리는 편이 전체 산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정부와 학계는 제네릭 과다 경쟁이 제약산업 발전에 역효과를 낸다는 의견 일치를 봤고, 이미 비효율적 경쟁 관계가 형성된 제네릭 시장과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8% 넘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결과적으로 제약산업계가 제네릭 시장에 기대 망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 사이 바이오산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고 봐야 합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