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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목상대
입력 : 2025-12-30 오후 3:32:5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사자성어는 시사·경제 분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특히 경제·산업 분야 기자라면 ‘괄목할 만한 성장’ 같은 문장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실제 기사 제목에도 많이 들어가는 단어고요.
 
이 말은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게 될 정도로 두드러진 변화’를 뜻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지’의 여몽은 처음엔 무력만 좋은 ‘오나라의 멍청한 장수’로 불리며 학문에는 문외한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군인 손권의 꾸짖음에 자극을 받아 공부에 매진했고, 나중엔 유학자들을 논리로 압도하는 지경에 이르렀죠. 그를 다시 만난 오나라의 대표 석학인 노숙이 놀라 “더 이상은 오나라의 아둔한 여몽이 아니다”고 말하자, 여몽은 이렇게 답합니다.
 
“선비는 사흘만 안 봐도, 다시 눈을 비비고 봐야 하는 법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여몽은 훗날 그 유명한 관우를 쓰러뜨리는 큰 공을 세우기도 하죠.
 
이 말을 요즘 제게도 되새기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다이어트를 시작한 김에 킥복싱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다 보니 엄청난 운동량에 포기할까도 싶었지만, 어느새 주 3회는 꼭 체육관에 나가고, 기본 동작 하나에도 진심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반년쯤 지나고 보니 눈에 띄게 바뀐 건 체력만이 아니었습니다. 거울 속 제 자세가 달라졌고 낯선 사람 앞에서도 한결 여유 있는 태도를 유지하게 되었죠.
 
누군가 “운동 좀 하셨어요?”라고 물어올 때면 속으로 ‘괄목상대’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물론 여몽처럼 전장에 나가 진을 펼칠 일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보게 된 경험은 그에 못지않게 값진 일이었습니다.
 
불확실성과 기대가 엇갈리는 새해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의 작은 변화가 신호탄이 돼 ‘눈 비비고 다시 볼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면, 그 어떤 변화 앞에서도 유연하게 또 자신감 있게 맞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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