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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소비
입력 : 2025-12-24 오후 5:01:41
최근 쿠팡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 책임, 제재 필요성까지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며 여론은 격양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전망도 나옵니다. 결국 이 사태는 흐지부지 넘어갈 것이라는 냉소입니다. 분노와 별개로 쿠팡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건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체감되는 분노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쿠팡 사태보다 카카오톡 UI 변경에 더 분노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이미 내 정보가 유출될 만큼 다 유출됐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위험에 대한 분노는 둔감해졌고 당장 눈앞의 불편에는 예민해진 소비자 심리가 드러납니다.
 
쿠팡의 영업정지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입장에선 쿠팡이 없으면 학교 준비물을 살 수 없단 이야기입니다. 이미 쿠팡의 새벽 배송에 익숙해진 학부모들입니다. 이로 인해 학교 주변 문방구가 빠르게 사라졌고 더욱 쿠팡 의존이 높아졌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불편 호소가 아니라 쿠팡이 생활 인프라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가 있어도 위험이 있어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소비자가 들어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소비 방식은 쿠팡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초저가 플랫폼을 습관적으로 이용하는 소비 패턴도 비슷합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테무, 알리를 찾아 최저가를 검색합니다.
 
기계처럼 최저가를 선택하고 기계처럼 학교 준비물을 위해 결제를 합니다. 결국 소비자는 분노하면서도 같은 선택을 반복합니다. 이는 국민의 분노가 약해서 아니라 소비 구조 자체가 너무 깊게 고착화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쿠팡)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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