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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힘
입력 : 2025-12-17 오후 5:38:38
(이미지=챗GPT생성)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며칠 전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꾸었습니다. 엄숙한 예식이라기보다 축제에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축가 순서에는 3~4팀이 나와서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는데요. 제대로 축가를 부른 팀은 사실 하나도 없었고, 박자나 음정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하객들이 온통 웃음바다로 이어지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심지어 라이브 밴드 공연을 하던 팀은 중간에 악기가 고장 나는 일도 있었는데 그 누구도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손뼉을 치고 목소리를 보태며 그 상황을 함께 넘겼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은 불안보다 안도에 가까웠습니다.
 
꿈에서 깬 뒤에도 그 느낌이 오래 남았습니다. 어찌 보면 꿈꿨던 결혼식에 가까운 장면인데요. 완벽하지는 않은 모습이지만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도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결혼식이 대체 왜 이래” 하면서 질타하기보다는 즐기는 모습이 더 강할 겁니다. 아마도 모두가 무언의 소통을 하고 있기 떄문일 겁니다. 
 
누가 무엇을 대신할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다음 순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있는 거죠. 혹독한 연습을 거친 정제된 무대가 아니어도 괜찮았던 겁니다. 상황을 함께 인식하고 서로가 소통하며 축제를 유지시킨 거죠.
 
우리는 흔히 소통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기술 정도로 생각합니다. 갈등을 완화하는 윤활유쯤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소통은 그보다 훨씬 현실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통은 구조가 흔들릴 때, 사람이 버틸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일상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마주합니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나 일정이 어긋났을 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을 때입니다. 이때 상황이 공유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반대로 “지금 이런 상황입니다”라는 말이 오가는 순간, 완벽한 해답이 없어도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는 줄어듭니다.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은 혼자 책임을 떠안게 됩니다. 왜 일이 꼬였는지 알 수 없고, 어디까지가 자신의 몫인지도 모른 채 버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닳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반면 소통이 있는 공간에서는 문제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상황을 설명하고, 그 설명 뒤에 선택을 하는 행동이 이어지는 것. 소통은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지라도, 발생한 문제를 감당할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가 아닐까요.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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