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초미의 관심사 ‘자카르타’, 주인은 누구?
입력 : 2025-12-17 오전 10:53:27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노선을 둘러싼 항공사들 간의 눈치 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라 새 주인을 찾게 된 인천~자카르타 운수권(특정 국가에 취항할 수 있는 권리)을 두고 주요 항공사들이 각자의 약점을 안은 채 치열한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상용과 관광 수요가 동시에 성장하는 ‘알짜 노선’이라는 점에서, 공급 한계에 부딪힌 일본과 중국 노선을 대체할 탈출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자카르타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밀집해 있어 상용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다. 여기에 골프장과 아름다운 섬들이 인접해 있어 가족 단위 여행 수요까지 더해지며, 항공업계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한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자카르타 동쪽 약 40km 떨어진 치카랑에 완성차 공장을 두고 2022년 3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인도네시아 브카시 지역에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과 협력 업체들의 출장이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이다.
 
비즈니스 수요에 더해 관광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자카르타 인근에는 5성급 호텔과 경쟁력 있는 골프장이 많아 한국 여행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발리나 몰디브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점도 자카르타 노선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코로나 엔데믹이 본격화한 지난 2023년 인천~자카르타 노선의 운항 편수와 여객 수는 각각 1782편, 41만9147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58편, 46만4787명으로 각각 9.9%, 10.9% 증가했다. 올해 1~11월 기준으로도 운항 편수 1884편, 여객 수 43만9563명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매력적인 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 해소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결합으로 시장 독과점이 우려되는 인천~자카르타, 제주~김포 등 총 34개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특정 시간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최근 인천~자카르타 노선 신청을 마감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등 4개 항공사가 신청했다. 다만, 각 사 모두 최근 불거진 이슈들이 심사 과정에서 ‘패널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참사 여파로 안전 이미지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이스타항공은 부정기편 위주로 운항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잦은 지연으로 정시성과 운항 품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보유 기재가 10대 미만으로 많지 않아 지연이나 결항 발생 시 대체편 투입이 쉽지 않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여기에 자카르타 노선은 비행시간이 약 8시간에 달해 대형기 투입이 필요하다. 제주항공과 이스타는 최대 항속거리가 최대 8시간으로 빠듯한 중·단거리용 보잉737-8을 운용 중이어서 운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결국 이번 자카르타 운수권은 신청 항공사 모두가 각자의 약점을 안고 심사를 받는 구도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선 자체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려하면, 모두가 쉬이 포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정위는 오는 23일 서울 동대문 인근 호텔에서 4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자카르타 운수권 배분 선정을 위한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자카르나 노선의 새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