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달라질까
입력 : 2025-12-16 오후 6:13:56
청년의 삶은 과연 나아지고 있을까.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는 이 질문에 선뜻 긍정으로 답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2024년 기준 6.7점으로, 2022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국제 비교 결과는 상황을 더욱 분명히 보여줍니다. 한국 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2021~2023년 평균 6.5점으로, OECD 38개국 중 31위에 그쳤습니다.
 
경제 규모나 교육 수준을 고려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순위입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불행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인 요인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미래에 대한 인식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전혀 실현할 수 없다"고 응답한 청년 비율은 2022년 5.23%에서 지난해 7.62%로 증가했습니다.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도 낮습니다. 본인의 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7.7%에 불과했습니다. 다수의 청년이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흐름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요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입니다. SNS는 타인의 삶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성공, 소비, 행복이 압축된 장면만 반복 노출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실제로 삶의 만족도가 높았던 일부 국가에서도 SNS 보급 이후 불행 지수가 상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SNS 사용이 높은 청년의 우울감과 불안이 SNS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호주가 시행한 청소년 SNS 규제 실험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SNS를 통한 과도한 비교와 자극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청년층의 정신 건강과 행복지수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단순한 차단이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지표들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청년의 삶은 정체돼 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약해지고 있으며, 비교와 박탈의 환경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