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쿠팡이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에도 조용합니다.
사건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설명이나 적극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나온 답변은 '조사 이후 보상 검토하겠다'는 게 전부이고, 내부 지침이 불충분해 고객 문의의 상당 부분이 답변 없이 처리됐다는 사례가 줄줄이 나옵니다.
이번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소통이 아닌 침묵을 선택한 건데요. 보통 침묵은 금이라고 하는데, 이번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쿠팡이 초기 대응에서 충분한 설명과 적극적인 조치를 보여주지 않은 결과는 결국 '탈팡' 움직임까지 이어졌습니다. 일부 이용자는 플랫폼 이용을 중단하거나 경쟁 업체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이 그 위험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전혀 보이지 않자 신뢰를 잃어버린 겁니다.
쿠팡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지만 전체 매출의 약 90%를 한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고객에 대한 책임과 설명 의무가 큽니다. 하지만 쿠팡의 당초 공식 입장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오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청문회에도 창립자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신임 쿠팡 CEO 미국인 해롤드 로저스와 쿠팡 내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얼마나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오갈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간 너무나 긴 침묵이 있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기업 수장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있고요.
이번 사태는 한 기업의 잘못으로 범국민이 피해를 본 사건입니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닙니다. 쿠팡의 서비스가 지금 당장은 대체제가 없다는 이유로 한동안 쓰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진정성 있는 대책 없이 한국 소비자들이 장기적으로 쿠팡을 써줄까요.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