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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위고비' 시대 준비할 때
입력 : 2025-12-09 오후 5:38:0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등장은 비만 치료제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몸소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전에도 비만 치료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간단한 주사만으로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나타났기 때문이죠.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진출은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위고비는 노보 노디스크가 대사 관련 질환이 흔해진 데다 별다른 치료 옵션이 없다는 걸 일찌감치 알아채자 파이프라인을 준비한 결과물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노보 노디스크의 성공 신화를 잇기 위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장 한국에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이 허가를 받아낼지도 모릅니다.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에 2위 그룹으로 진출하는 건 의미가 남다릅니다. 심지어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후보물질로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상징성은 더 크겠죠. 같은 적응증을 가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경쟁 기업에게도 자극제가 돼 산업계 전반의 연구개발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력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들어서는 것도 이토록 긍정적인 파생 효과를 내는데,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무버의 중요성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흔히 신약을 하나 만드는 데 1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들 합니다. 이마저도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이렇다할 변수가 생기지 않았을 때나 가능합니다. 실질적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 심사와 시판 후 평가, 리얼 월드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모두 따지면 신약 개발은 15년에서 20년까지 걸립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생동성시험을 거쳐 제네릭을 출시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신약 개발입니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뚝심과 이를 지탱할 자본력과 인력이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만 치료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노보 노디스크의 일관성은 본받을 만합니다. 덴마크에 기반을 둔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와 비만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전문성을 키운 결과 위고비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시장 성장 가능성과 글로벌 흐름을 좇아 파이프라인을 키우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계에선 노보 노디스크의 외길 인생을 찾기 어렵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덩치를 꽤 키워 글로벌 기업들과 싸울 저력을 갖췄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유행을 따라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기보다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해 묵묵히 전문성을 키워낸 노보 노디스크처럼 포스트 위고비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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